며느리 혼자서 어떻게…공범 있나 없나
고부갈등 수개월 전 최악…예고된 비극 시어머니 토막 살인 사건의 비극은 예고됐지만, 아무도 막지 못했다. 지난 25일 이영자(77)씨 살해혐의로 며느리 이은영(42)씨가 체포본지 28일자 A-1면>돼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고부간 갈등은 이미 수개월 전 최고조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표면적인 이유는 집의 소유권 문제 때문이었다. 숨진 이씨 소유의 집을 며느리 이씨가 넘겨달라고 수년째 요구해오면서 마찰을 빚었다. 그러다 지난해부터 며느리 이씨의 행동은 도를 넘어서기 시작했다. 숨진 이씨의 사촌 남동생 이모씨는 "(며느리 이씨가)가위로 거실에 있던 메트리스를 갈기 갈기 찢고 보란듯 가위를 바닥에 꽂아놓고 집을 나갔다면서 누나(숨진 이씨)가 무섭다고 했다"고 전했다. 또 그는 "며칠 뒤에 며느리가 집에 와서는 누나한테 '왜 망치로 부모를 때려 죽이는지 이제 이해가 되네'라고 했다는 소리도 들었다"고 말했다. 며느리 이씨의 주변인들도 이씨가 최근 수개월간 정신적으로 힘들어했다고 전했다. 며느리 이씨의 지인은 "시어머니가 집을 넘겨주기로 했는데 주지 않아 이씨는 우울증까지 앓았다"고 전했다. 남편이 사망하고 혼자 살 길을 찾아야 했던 70대 시어머니는 집을 넘길 수 없었고, 40대 며느리는 그 집 없이 살아갈 길이 막막했다. 서로 '내 집'이었던 집 한 채를 놓고 벌어진 갈등이 증오로까지 번진 셈이다. 한편 사건에 대한 자세한 수사 결과는 아직 공개되지 않아 의문점을 낳고 있다. 우선 검시 결과가 발표되지 않았다. 현재까지 셰리프국은 "숨진 이씨의 유해가 며느리 이씨가 몰던 차안내 여러 봉지에서 발견됐다"고만 밝힌 상태다. 시신이 절단됐음을 추론할 수 있는 유일한 발표다. 그러나 아직까지 정확한 사망 원인, 피살 시간, 시신 훼손 정도는 공개되지 않았다. 또 다른 의문은 공범 여부다. 붙잡힌 이씨는 가정주부로 키 160cm, 몸무게 54kg의 보통 체격이다. 아무리 감정의 골이 깊었다고 혼자서 살해와 유기, 방화까지 일련의 범행 과정들을 혼자서 했다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특히 이씨의 체포에 결정적 역할을 한 제보자가 있었다는 경찰 발표는 최소한 이씨의 범행 여부를 누군가 알고 있었다는 뜻이다. 결국 살인 사건 수사와 검시 결과, 방화 수사에 따라 공범 가담 여부도 확실히 가려질 전망이다. 정구현 기자